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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서스피션 히치콕 캐리 그랜트를 만나다

by seomovie 2021. 12. 5.

영화 '서스피션(Suspicion,1941)'

감독 : 알프레드 히치콕 (Alfred Hitchcock)

시나리오: 샘슨 라파엘슨, 조앤 해리슨, 알마 레빌, 

출연 : 캐리 그랜트, 조안 폰테인, 세드릭 하드위케, 나이겔 브루스, 이자벨 진스, 헤어 엔젤

개봉 : 1941년 미국 RKO - 라디오 픽처스 제작, 

러닝타임 : 99분

 

1. 영화 기획 (Movie Planning)

조니 : 캐리 그랜트

리나 : 조안 폰테인

맥레이들로 장군 : 리나 아버지 - 세드릭 하드윅

맥레이들로 여사 : 메이 휘티

비키 : 나이겔 브루스

뉴스햄 여사 : 이자벨 진스

이소벨 세드버스크 : 미스터리 작가 - 오리올 리

에델 : 헤어 엔젤

레지 웨더비 : 레지날드 셰필드

멜벡 선장 : 레오G. 캐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40년 미국에 헐리우드에 진출해서 <레베카>를 연출하고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한다. 두번째 작품이 서스페션이었다. 레베카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조앤 폰테인이 리나역을 맡았고, 레오 맥커리, 조지 쿠커, 하워드 혹스 감독이 연출하는 코메디 영화에서 음울한 유머를 선보인 로맨틱한 배우 캐리 그랜트가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히치콕 감독은 캐리 그랜트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일한 것은 처음이었다. 히치콕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 중에서 캐리 그랜트만큼 헐리우드 스타 배우는 지금까지는 없었다.  캐리 그랜트는 히치콕 감독의 '서스피션' 출연 이후에 '오명' , '나는 결백하다' , '북부서로 진로를 돌리다' 출연하면서 그의 페르소나가 되었다.

이전까지 히치콕의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헐리우드 스타들은 주저했는데 캐리 그랜트의 출연으로 히치콕의 영화는 날개를 달게된다. 히치콕은 캐리 그랜트를 주저없이 가족으로 묘사할만큼 신뢰했다. 히치콕 스스로 인터뷰에서 그랜트의 연기를 말하기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캐리 그랜트를 연출할 수 있는 감독은 없습니다. 나는 그를 카메라 앞에 세울뿐입니다. 캐리 그랜트는 관객이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아는 형제처럼 인물을 묘사합니다."

히치콕 감독은 여주인공 리나 역에 프랑스 미셀 모르강을 출연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헐리우드 제작사는 레베카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온 조앤 폰테인을 선호했다. 그녀는 영화 흥행의 보증수표였기 때문이다. 히치콕 감독은 캐리 그랜트가 맡은 조니 역을 틀에 박힌 괴물같은 악당이 아니라 여자가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악당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히치콕의 이런 생각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영화를 검열하는 제도가 있었다. 원작 소설인 프랜시스 아일즈(Francis iles)의 '범행 전 (Before the Fact)'에서 나오는 장면을 그대로 영화로 옮길 수 없었다.  살인범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 없었고 소설에서는 로맨스가 넘쳐났는데 당국의 검열을 통과할 수 없었다. 소설에서는 조니(캐리 그랜트의 캐릭터)는 살인자이고 바람둥이에 가정부를 임신시킨 사생아의 아버지로 나온다. 히치콕 감독은 주인공의 스토리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결말을 어떻게 장식할지가 고민이 되었다. 그럼 영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줄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2. 클라이맥스 (Climax)

영국 런던으로 가는 특급열차의 침대칸에 리나(조안 폰테인 캐릭터)가 아동 심리학 책을 보고 있다. 이때 침대칸 문이 열리면서 한 남자가 불쑥 앞에 앉는다. 조니(캐리 그랜트 캐릭터)는 담배 연기에 침대칸에 잠깐 앉았다고 간다고 양해를 구하는데 알고보니 역무원의 검사에 차표 없이 탑승한 것이 발각된다. 조니는 리나에게 돈을 빌려서 차표값을 치루는 뻔뻔한 남자다. 하지만 리나는 왠지 이 사기꾼같은 남자에게 끌린다. 리나는 조니와 결혼을 올리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하지만 조니는 돈을 빌려서 결혼식을 치른 무일푼에다 사기꾼인 것을 모르고 결혼을 한 것이었다. 조니는 리나의 아버지 재산을 노리고 결혼을 했는데 그녀에게 남겨줄 유산이 얼마 없는 것을 알고 실망한다. 리나는 동네에서 조니의 안 좋은 소문을 듣게 되고 남편의 사업 파트너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이상하게 생각한다.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추리작가 이소벨에게 사람을 독살해도 증거가 안남기는 독극물을 알아본 것을 알고 소름이 돋는다. 곧 조니가 자신을 죽일 것을 알고서 도망칠 궁리를 하게 된다. 조니는 침대에서 누워있는 리나에게 독이 든 우유잔을 갖다준다. 히치콕 감독은 우유에 독극물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우유잔에서 빛이 나오는 특수효과를 썼다. 리나의 시점에서 독극물이 든 우유임을 직감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끝내 우유를 안 마신다. 리나는 고향으로 내려가겠다하자 조니는 기차역까지 승용차로 바래다준다. 승용차는 깍아지른 절벽위를 위태롭게 달리면서 갑자기 차 문이 열린다. 히치콕 감독은 결말 부분을 두가지 버전으로 촬영했다. 그것을 시사회에서 관객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게된다. 첫번째 버전은 리나가 독이 들었다고 믿는 우유잔을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리나는 죽지 않았고 조니가 있는 옆방으로 건너간다. 조니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독을 탄 우유를 마시는 것을 리나가 막는다. 시사회를 본 관객들은 야유를 퍼부었다고 히치콕 감독이 '뉴욕 헤럴드트리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앞에서 절벽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 앞 문이 열린다고 했다. 조니가 구불구불한 절벽 도로에서 고의로 충돌 사고를 내서 자신을 죽이려고 확신한 리나가 차문을 열고 자동차에서 뛰어내리고 한다. 조니가 리나의 손을 붙잡는다. 조니가 리나 앞에서 고백을 한다. 조니가 추리작가 이소벨에게 독극물에 대해서 물어 보는 등 의심스런 행동은 리나를 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과 돈 문제로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니까 조니가 리나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리나는 오해를 했다고 생각하고 흐느끼면서 어머니 집에 안 간다고 밝힌다. 둘은 차 안에서 껴안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영화가 끝난다.

히치콕의 영화는 관객에게 함정에 빠뜨릴 수 있음을 자각하게 해준다. 감독은 관객에게 영화를 비판적인 태도로 보라고 알려준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속아 넘어가기만 하면 안 된다고 일깨워주고 영화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감독과 머리 싸움을 하라고 말한다. '서스피션' 영화에 대해서 히치콕은 김빠진 결말은 제작사의 자체 검열 때문이었다고 주장을 했다. 주연 캐릭터의 흉악함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후에 영화 제작자는 '서스피션'을 거의 한 시간 가량 가위질해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한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히치콕은 분노하고 통곡을 터뜨렸고 결국 영화는 감독이 원하는 편집본으로 복원되었다. 영화를 마구마구 가위질한 수뇌부는 헐리우드에서 쫓겨났다. 영화 제목은 소설에서 처럼 '범행 전'이었으나 편집본으로는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서스피션'이란 제목으로 영화가 상영되었다. 히치콕 감독은 '서스피션' 제목이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만을 터뜨렸지만 영화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서스피션'은 지금 봐도 매우 재미있는 영화이고 훌륭한 영화이다. 여주인공 조앤 폰테인은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자주연상을 수상한다. 서스피션 영화는 작품상과 음악상에도 후보로 오르지만 수상에는 실패한다. 남자 주인공 캐리 그랜트는 '서스피션'에서 명연기를 펼쳤다. 남자 배우로서 음울하면서도 복합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하지만 아카데미상에 후보로도 못 올랐고 대신 여자주인공이 수상을 했다. 캐리 그랜트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영화 '페니 세레나데'와 '다름 아닌 외로운 마음' 두번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다. 그러나 단 한번도 수상을 해보지는 못하는 오스카가 그를 외면했다. 외대한 감독 알프레도 히치콕도 오스카상을 한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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