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멘토(Memento,2001) R등급, 1시간 53분
감독 : 크리스토퍼 놀런
각본 : 크리스토퍼 놀런, 조나단 놀런,
원작 : 단편소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2001)'
촬영 : 윌리 피스터
미술 : 패티 포데스타
음악 : 데이비드 줄리언
편집 : 도니 돈
1. 등장 인물 갈등
레너드 쉘비: 가이 피어스
나탈리 : 캐리 앤 모스
테디 : 조 판톨리아노
버트 : 마크 분 주니어
캐서린 쉘비 : 조자 폭스
새미 잰 키스 : 스티븐 토보로스키
정신과 의사 : 토마스 레넌
도드 : 칼럼 키스 레니
문신사 : 마리앤느 무엘러를리
지그 그랜츠 : 래리 홀든
크리스토퍼 놀런이 UCL 재학생이었을 때 아파트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싸우던 커플 한쌍을 목격했다. 싸움은 점점 거칠어졌고 남자가 여자를 밀어 쓰러졌다. 놀런은 길 건너편에서 싸움을 말릴까 그냥 갈까 망설였다. 이때 다른 남자가 거리로 달려와서 흥분한 남자를 밀어내고 여자를 떼어냈다. 몇 년 후에 그 얘기를 동생에게 했다. 그건데 동생은 자신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생각했다. 놀런은 동생이 그 자리에 없었다고 확신했다. 동생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사건이 발생 직후 집에서 동생에게 그 얘기를 상세히 말해줬다. 동생은 그 이야기를 듣고 사건 현장에 있었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런데 크리스토퍼 놀런도 동생이 그 자리에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런 감독은 기억이 왜곡하거나 전혀 없었던 일을 기억해내었다고 동생이 생각했다. 이걸 '거짓 기억 증후군(false memory syndrome)라고 한다. '메멘토'는 우리의 기억은 우리 생각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영화다.
2. 크라이시스 포인트 (Crisis Point)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 레너드 셀비 역을 가이 피어스가 연기한다. 전직 보험조사원 레너드 셀비는 집에서 끔찍한 범죄사고로 아내가 살해당한다. 레너드는 범인에게 머리를 세차게 얻어맞아서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고 믿고 있다. 범죄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모든 일을 기억하는데 사건이 발생한 이후를 기억 못 한다. 정확히 말하면 10분이 지나면 기억이 모두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문신사에게 사건 내용을 몸에다 새겨놓으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돌아다닌다.
중요한 단서들 "존 G가 아내를 겁탈해 살해했다." "기억은 신뢰할 수 없다." 같은 문장을 온몸에 문신을 새기고, 만나는 사람마다 폴라이드로 사진을 찍어서 펜으로 사건을 적어 놓으며 사건을 조사한다. 놀런 감독은 각 신들의 순서를 거꾸로 뒤집는 방식으로 영화를 전개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그의 영화에서는 가상현실이나 타임 루프 형식의 영화가 창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이런 영화 전개는 동생 조나단 놀런의 단편 소설에 영향을 받았다. 1997년 놀런은 조나단의 단편소설 초고를 받았다. "진실을 깨닫게 하는 데 총알보다 나은 것이 뭐가 있겠는가?"라는 멜빌의 인용문으로 시작한 소설은 주인공 '업'을 병실에 배치한다. 그는 낯선 자의 공격을 받은 다음 병원에 입원했다. 그다음 병원 알람이 울린다. '이곳은 병원에 있는 입원실이다. 이곳이 네기 지금 머무는 곳이다.' 문구가 병상에 테이프로 붙어있다. 책상은 포스트잇 메모로 뒤덮여있다. 조나단 놀런의 단편 소설에서 영화 '메멘토'에서 시도한 일부 요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조나단 놀런은 그의 소설에서 놀런이 살을 붙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배양 접시에 놓인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과 비슷했다." 시간순으로 재배치된 '메멘토'의 스토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부패한 지역 경찰과 술집 바텐더가 청부살인을 성사시키려고 단기 기억 상실증 환자를 설득한다. 놀런은 누아르 장르를 활용해서 관객에게 범죄 영화임을 암시하고 갑자기 그들을 당황시키는 시간을 역순으로 재배치해버린다. 보험조사원인 레너드가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직접 조사하면서 경찰보다 더욱 뛰어난 심리전문가가 되어버린다. 여주인공 나탈리(캐리 앤 모스)는 팜므파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를 유혹해서 배신하는 과정을 전형적인 스토리로 보여줘서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스토리가 거꾸로 전개되다 보니까 나탈리의 전형적인 인물도 새롭게 보이고 있다. 평범한 플롯 전개도 시간의 방향을 거꾸로 한다면 새롭고 신선하게 보인다는 것을 메멘토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연출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놀런 감독은 스토리텔링은 믿기 힘들 정도로 틀에 박힌 내러티브입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겁니다. 관객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은 극도로 친숙한 것이어야 했으니까요." 놀런이 '메멘토'를 역방향으로 전개한다는 아이디어는 시나리오 초고를 작업하고 두 달쯤 되었을 무렵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역방향으로 전개하면 캐릭터에게 정보를 주지 않듯이 관객에게도 정보를 주지 않을 수 있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 시나리오는 완성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영화에서 컬러는 현재 시점, 흑백은 과거 시점을 다루고 있다. 그러니까 영화를 시간 순으로 보고 싶으면 흑백은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계속 보면 된다. 하지만 컬러는 영화가 끝날 때부터 보면서 시작할 때로 되돌아오면 이 영화의 줄거리와 일치하게 된다.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되는 '메멘토' 줄거리는 여기에 적는 것이 크게 무의미해서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스토리를 글로 읽는 것보다 영화를 한번 더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메멘토(Memnto)가 2000년 선데스 영화제에서 상영 직후 배급사들을 대상으로 열린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격찬을 받았지만 영화 배급사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놀런이 시상식에서 만난 영화 배급 관계자들은 영화는 끝내주지만 우리 회사와 맞지 않다면서 단칼에 퇴짜를 놓았다.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 '트래픽'을 연출한 미국 영화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미국의 인터넷 영화 사이트 '필름 스렛'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메멘토가 극장에 배급이 안 되는 것은 나에게 독립영화 운동이 사망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할리우드 배급사의 모든 사람이 이 영화를 봤으면서도 정작 영화 배급은 거절하였다." 메멘토는 영화 제작사인 '뉴마켓 필름스'에서 배급을 하였다. 개봉 첫주 11개 극장에서 개봉된 '메멘토'는 15주 동안 531개 상영관으로 확대 상영되었다. 이것은 1975년 여름에 상영된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Jaws, 1975'보다 많은 상영관이었다. 메멘토는 총 4,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벌어들였다. 영화는 각본상과 편집상 2개 부분에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2002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다. 그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 '인셉션' , '인터스텔라' , '덩케르크' '텔넷' 등 수십억 달러짜리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면서 그가 벌어들인 흥행수입은 총 50억 달러가 넘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알프레드 히치콕 이후로 할리우드에서 영국이 배출한 가장 성공한 영화감독이 되었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라야마부시코, 노인을 버리는 전설 (0) | 2021.12.06 |
---|---|
택시 드라이버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 (0) | 2021.12.05 |
서스피션 히치콕 캐리 그랜트를 만나다 (0) | 2021.12.05 |
엣지 오브 투모로우 원작 비교 결막해석 (0) | 2021.12.04 |
러브 어페어 헐리우드 로맨스 영화 (0) | 2021.12.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