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바웃타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고 싶나요?

시간이란 참으로 이상한 존재입니다. 한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강물 같지만, 우리의 마음속에선 언제든 거슬러 올라갈 수 있죠. "세월이 약이다"라는 속담처럼, 시간은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처럼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합니다.

 

시간여행에 대한 우리의 로망

2013년 개봉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타임'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숨겨진 시간여행에 대한 로망을 아름답게 펼쳐 보였습니다. 주인공 팀이 21세 생일에 가족 내 남자들만 가진 특별한 능력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그가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은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죠.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1,500명 중 무려 78.3%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흥미롭게도 20대는 89.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일수록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많은 고민과 후회를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합니다.

 

후회 없는 삶은 가능할까?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인생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순간을 바꾸고 싶어 할까요? 같은 조사에서 '되돌리고 싶은 순간' 1위는 '진로와 직업 선택'(42.7%)이었습니다. 그 뒤를 '연애와 결혼'(23.5%), '교육과 학업'(15.8%), '인간관계'(10.2%), '건강 관리'(7.8%)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저 역시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 주변의 권유와 취업 전망만 고려했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사농공상"의 관념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던 당시 분위기 속에서 이른바 '안정적인' 전공을 선택했죠. 만약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좀 더 용기 있게 제 진짜 관심사를 따라갔을까요? 아마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로 보는 인생의 갈림길

 

기업 연구소 미래트렌드연구소가 발표한 '인생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관심사와 직업이 일치하는 사람들의 인생 만족도는 평균 7.8점(10점 만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5.3점)보다 현저히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직장인 중 65.4%는 자신의 적성과 직업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처럼, 단기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자신의 진정한 열정을 따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수치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가치,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화 '어바웃타임'의 진정한 메시지는 시간여행의 환상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에 있었습니다. 주인공 팀이 결국 깨달은 것처럼, 매일을 마지막 날처럼 두 번 살아가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진정한 '시간여행'의 비밀이 아닐까요?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중 단 15분이라도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는 '마음챙김' 시간을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23% 감소했다고 합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일기를 쓰거나 감사 일기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감이 34% 더 높았습니다.

 

"살아보고 나니 이제 알겠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시간과 기회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시간을 돌리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우리는 종종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하는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내린 결정의 결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가 진행한 10년 추적 연구에서, 큰 인생 결정(직업 변경, 이사, 결혼 등) 후의 행복도는 3년이 지나면 기준점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당신의 시간, 어떻게 쓰고 있나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3.5세로, 대략 30,477일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이 중 우리는 평균적으로 26년을 수면에, 13년을 일에, 8년을 디지털 기기 사용에, 5년을 식사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남은 시간 중 진정으로 우리의 열정과 사랑에 투자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채워나가는 것이 최선의 시간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처럼, 우리의 선택과 행동은 시간이라는 강을 타고 멀리 퍼져나갑니다. 어쩌면 진정한 시간여행은 과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여 미래를 바꾸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시간여행을 꿈꾸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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